◎ 도입 ◎
어느 대회에서 순위나 우승자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토너먼트와 리그전을 많이 떠올릴 것이다. 토너먼트란 1차전에서 대진을 맺고, 2차전, 3차전으로 각각 올라가는 방식이다. 리그전은 가능한 모든 대진 조합에 따라 경기를 치루는 것이다.
대회 참가자 중 우승자, 즉 최고 실력을 가려내려면 되도록 많은 경기를 해야 좋다는 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다시 말해 각자 모든 상대와 겨루는 풀리그(full-league)가 이상적인 방법일 것이다. 참가자 수가 적을 때에는 풀리그로 할 수도 있으나, 사람 수가 많아지면 소요 시간와 분석 게임 수가 매우 많아져서 효율이 떨어질 수가 있다.
그렇다면 토너먼트는 어떨까? 가령 16명이 참가하면 4차전까지, 32명이면 5차전까지 하면 되듯이 소요되는 대진 횟수는 적어진다. 하지만 각 게임에서 상대의 실력에 따라 승산이 크게 갈려서, 결국 자기 실력보다 대진 운에 크게 좌우된다. 또 1차전 패자는 1번밖에 치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 뿐인가? 참가자 수가 2의 거듭제곱에 맞지 않는다면 부전승이 포함되므로, 또다시 대진운의 편차가 발생한다.
따라서 실제 경기들을 보면 이 두 방식을 병행하거나 규칙에 변화를 주는 걸 볼 수가 있다. 월드컵 대회를 떠올려보자. 32개 나라가 각 4개 팀으로 A~H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치르고, 각 조에서 1위, 2위를 한 대표팀이 16강에 올라간다. 물론 다른 종목에서는 리그 예선의 비중을 좀 더 크게 잡기도 한다.
◎ 스위스 방식의 기본 조건 ◎
오델로 오프라인 대회에서는 스위스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스위스 방식은 리그전 대진 조합 중 '의미 있는 매칭'만을 선별해서 부분 리그를 돌리되 효율적으로 실력을 판가름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대진을 어떻게 짜야 효과적으로 순위를 세울 수 있을까?
기본 접근을 위해서 '명시적 판가름'과 '묵시적 판가름'을 도입하겠다.
○ 명시적 판가름이란 두 사람이 직접 대국을 하여 승패를 직접 알아냄을 뜻한다.
● 묵시적 판가름은 두 사람을 직접 붙이지 않고 "A 또는 B 쪽이 승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간주를 하는 것이다.
묵시적 판가름은 풀 리그 대신 스위스 대진으로 대체할 때 일어나는데, 여기서 '판단 착오'라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즉 둘의 기대 승률이 0대 100으로 정확히 갈라지기란 불가능하기에 오차를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A와 B의 기대 승률이 각각 30%, 70%라 하고 "B가 승리할 것"이라고 추측을 하면 판단 착오는 30%가 된다.
이러한 오차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와 B의 기대 승률이 둘 다 50%이면 둘 중 어느 쪽을 승자로 가정하든 간에 판단 착오는 50%가 반드시 나온다. 그런데 만약 95%, 5%으로 갈라진다면 어떨까? 그러면 두말 할 것 없이 "A가 이긴다"고 얼추 예상할 수 있고, 판단 착오는 5% 남짓이다.
○ '기대 승률이 대등한' 경우 둘이 직접 대국을 하여 승자를 판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명시적 판가름)
● '기대 승률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 직접 붙지 않고도 승자를 가늠할 수 있다. (묵시적 판가름)
바꿔 말하면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의 페어링이 실력 편차가 큰 경우보다 매칭의 우선순위가 됨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는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둘 때 예측이 어렵고 박진감이 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제 이 조건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규칙을 세워보자.
◎ 오델로 대진 방식 ◎
실전 대회에서 실력이 비슷한 그룹을 나누는 간단한 방법은 바로 '중간 승수'가 비슷한 사람끼리 분류하는 것이다.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상하위 그룹을 나눌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오로지 "해당 대회 내 성적"으로만 나눈다.
원래 대회라는 건 시기에 따라 각자의 기량이 달라질 수가 있고, 또 복불복도 재미 요소로 조금 들어가 있는 게 특징이다. 첫판부터 굳이 심판이나 AI의 주관대로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때문에 초반에는 실력 차가 큰 대진 조합이 많이 나온다.
▷1라운드에서는 모두가 0승에서 랜덤 매칭으로 시작한다. 참고로 세계대회에서는 예선 전날 1라운드 페어링이라 하여 제비뽑기로(즉 재미로) 직접 대진표를 작성한다.
▷ 1라운드를 마치고 나면 1승와 0승, 0.5승 그룹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승점이 같은 사람끼리 대진은 짠다. 물론 정확히 짝수 명씩 나누어진다는 보장은 없으며, 과부족이 나오면 필요에 따라 0.5~1pt 차이끼리 붙을 수도 있다.
▷ 2라운드를 마치면 승점은 2, 1.5, 1, 0.5, 0pt로 나누어지고, 여기서 다시 승점이 같은 사람끼리 대진을 이룬다. 라운드가 진행됨에 따라 승점은 점차 정규분포 모양에 가깝게 만들어진다.
▷ 스위스 대진에서는 이미 만난 사람은 다시 만나지 않게끔 한다. 그래서 참가자수에 비해 라운드 수가 많으면 후반에는 승점 차가 큰 경우도 만난다. 반면 세계대회와 같이 사람 수가 아주 많으면 웬만해서 중간 승점 차가 1pt 이상 나지 않는다.
▷ 오델로에서는 대진 조건으로 흑백 횟수 균형도 맞춰준다. 자신이 흑 잡은 횟수와 백 잡은 횟수가 되도록 2회 이상 차이가 나지 않게 흑백을 배치하는 것이다. 또 여러 나라와 같이 참가하면 국적이 다른 조합 위주로 찾기도 한다.
▷ 만약 참가자 수가 홀수 명이면 한 사람은 대국에 임하지 않게 되는데, 이 경우 'BYE'라는 가상의 인물을 넣어준다. 그리고 BYE와 만나게 되면 부전승이 되어 승점 1pt를 더한다.
◎ 순위 판별 ◎
대회가 끝난 후 각 플레이어의 순위는 승점 순으로 나열한다. 이때 승점이 같은 사람들이 다수 나오기 마련인데, 이 경우 타이 브레이커(tie-breaker)로 동점자 내에서 순위를 다시 가른다.
월드컵에서는 조별 리그에서 승점이 동일할 경우 골득실로 가려낸다. 그러면 마찬가지로 오델로에서도 "자신이 획득한 돌 개수"(또는 돌득실?)를 기준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만약 해당 대회가 풀 리그였다면 대진 운이 모두에게 똑같으니까 돌 개수로만 합산해도 문제는 없다. 하지만 스위스 방식으로 부분 리그를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이는 【MBQ 관련 글】에서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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