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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라운드 ◎
○대국 상대: 김성현 16급●


D3C5D6E3F4C6F5F3C4C3E2F2G4F1B5E6D2E1D1C1B4B6C2G5C7B1G3F6E7F7D7G6H4D8E8C8F8G8A6H5H6H3H2B7A7B8G2A4A3A5B2A8B3H1G1H7A1A2G7H8

점심시간 대화를 길게 하다 보니 오후 대진 시간이 조금 조정되었다. 식당도 처음 찾아가던 곳이라 돌아오는 데도 시간이 좀 걸리긴 했다. 배가 좀 진정되고 나서 4라운드 대진이 정해졌다. 나는 백을 잡았고, 김성현님과 처음으로 만났다.

§1 ~ 16수

그림4-1 = ●D3C5D6E3F4C6F5F3+C4C3E2F2G4●: 8수까지가 Ralle이다.

이전 왕중왕전에서는 상대가 토끼족 오프닝으로 갈 때 나는 Rose를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길인 Ralle를 택했다. 제13수까지는 오델로 퀘스트에서도 많이 접해 보았기에 별 다른 고민 없이 초반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림4-2 = 그림4-1 + ○F1B5●

그 다음 턴에서 익숙하지 않은 그림이 나왔다. 이 상황에서는 A6이나 G3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G3이 비교적 판단이 쉬운 편이다. 하지만 나는 C6 자리의 백돌이 하나 남겨져 있는 것이 좀 신경 쓰여서 E6을 찍었다. 어차피 그 다음에 흑이 F6에 들어오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D2에 흑이 들어오기 좋게 되는데 이 부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또는 ○E6B4●로 진행하면서 흑이 F6을 노리는 길도 허용하고 만다.

만약 그림4-2에서 G3을 택했다면 흑은 B6을 선수 치는 것밖에는 달리 수가 없다. 그러면 백은 다시 H4에 착지하여 턴을 넘겨줄 수 있고, 결국 흑은 3행 위쪽에서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G3B4●의 경우, 바로 다음에 백이 B6을 두면 된다.

§17 ~ 22수

그림4-3 = 그림4-2 + ○E6D2E1D1C1B4●

제17수부터 20수까지는 상변부에 돌이 채워졌고, 흑21수로 B4에 들어온 후 이제 중앙 부분을 살필 차례가 왔다. 그림 4-3에서 F6은 흑이 착수하기 좋은 곳이다. 그럼 그 자리를 견제하러 G6에다 둘까? 아니다. B6에다 둔다면 D4의 흑돌이 백으로 뒤집어져서, 흑 F6을 방어할 수 있다. 그리고 백 B6은 개방도가 1인 자리이고 다음 차례에 흑은 B3, C2 혹은 하변부로 보낼 수 있다.

§23 ~ 24수

그림4-4 = 그림4-3 + ○B6C2●

흑23수의 대응은 C2로, 아까 방어로 막힌 F6을 다시 공략할 의도로 보였다. 그림4-4에서 나는 여전히 F6 자리를 살피고 있었고, 그 점을 감안해 G5로 견제를 시도했다. 그러면 F4는 백돌이 되어서 흑에세 G3을 나중에 내줄 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다음 턴에서 생각해보고자 했다.

§25 ~ 30수

그림4-5 = 그림4-4 + ○G5C7B1G3F6E7●

흑25수는 C7로 나왔고, 나는 B1에다 두어서 턴을 넘기고 보려 했다. 그 다음 아까 예상했던 G3에 흑이 들어왔다. 나는 F6에다 무난하게 둘 수 있었다. 이어서 흑27수로 E7에 내려왔다. 그림4-5를 보아하니 백돌은 좌하부와 우하부 동시에 놓여 있다.

B6의 백돌은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다. 만약 흑이 좌변부에 들어와서 B6이 흑돌이 된다면 나는 B3으로 대응할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하부의 F7을 손 보고 나서 길을 결정하려고 했다. H5의 경우 흑에게 H3을  허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31 ~ 34수

그림4-6 = 그림4-5 + ○F7D7G6H4●

곧이어 7행과 우변부에서 돌이 채워졌다. 그림4-6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수는 H6, D8이 있으며 내가 고른 자리는 D8이었다. 하지만 A4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그림4-5와 마찬가지로 A4는 호수인데, 그 이유는 B3+[A3:A6] 조합의 펜토미노(다섯 칸짜리 영역)의 특징 때문이다.

백이 B4에 두면 [A3, B3]과 [A5, A6]으로 두 칸짜리 두 영역이 나오는데, 이 상태에서 흑이 먼저 들어와도 패리티에 충실하면 턴을 다시 상대 측에 넘겨줄 수 있다. 참고로 B6 혼자 백돌이고 백 B4가 가로 한 가닥이면 열의 아홉은 호수다. 자세히 설명하기에는 좀 복잡하지만 현재 본인은 이런 수를 공식으로 외우고 있다.

§35 ~ 40수

그림4-7 = 그림4-6 + ○D8E8C8F8G8A6●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오는 단계. 제35수부터 39수까지는 하변을 채우는 과정으로, 백이 G8로 변을 마감한 후 흑이 여태 미루어둔 A6에다 두었다. 이때 백이 다음 차례에 둘 자리로 H5나 H6을 두고 고민하게 된다.

그림4-7에서 ○H6H5H3○과 같이 움직여서 우변을 마감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때 다른 길을 구상하였다. 백이 H5에 들어오면 흑이 H3에 바로 두지는 못한다. 따라서 나는 ○H5H6H3○을 구상하고 우변이 흑 H2로 마감되는지 알아볼 생각이었다. 그러면 흑은 불안정 변이 될 테니까.

§41 ~ 44수

그림4-8 = 그림4-7 + ○H5H6H3H2●

하지만 우변이 흑 불안정 변이 된다는 건 파악했지만 그 다음 진행이 확신이 안 들었던 탓인가? 나는 과감하게 G7에다 둘 생각을 못했다. 괜히 애써 굳힌 하변을 던지는 게 망설여졌다니. 하다 못해 B3에다 두고 좌상부에 모양 변화를 꾀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나는 당장 양대각선을 잠근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B7을 대신 찍게 된다.

§45 ~ 50수

그림4-9 = 그림4-8 + ○B7A7B8G2A4A3●

만약 흑45수로 G2에 바로 들어왔다면 판세는 대혼란에 빠졌겠지만 실제 대국에서는 좌변을 채우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나는 백46수로 B8을 안전하게 둘 수 있었고, 흑이 그 다음에 G2에 들어온 후 백 A4로 양대각선을 잘랐다. 그 다음 그림4-9에서 A5와 A8 중 하나를 고를 생각이 들었다. 이때 'A8은 백 여유수가 되었으니 A5를 먼저 채우자'는 생각이 들었다.

§49 ~ 60수

그림4-10 = 그림4-9 + ○A5B2A8B3H1G1H7A1A2G7H8○

이후 나머지 영역은 상변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변과 양대각선, 음대각선을 백으로 차지하면서 마무리되었고, 결과는 ○49:15●로 승리하였다. 그림4-8에서 백 B7 다음의 흑 A7이 상대 측의 실수였는데, 판이 끝나고 성현님과 복기를 할 때 판세 ±2인 ○B7G2● 대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풀 리그에서 네 사람이 지나가고 이제 남은 대진 상대는 태연님, 재영님, 볼짱님으로 좁아졌다. 다시 한번 청포도 한 모금 들이키고 다음 라운드를 기다렸다.


◎ 5라운드 ◎
●대국 상대: 김태연 2단○

E6F4C3C4F3D6F5E3D2F6C5B3D3B4B6C6F7G5E7G6D7D8E8F8G4C2C7C8H5D1B5A4A5E2F2H6G3H2H3H4B7A8B8G1F1E1G7A7A6H7B1G2A2A3B2C1A1H1H8G8

5라운드는 왕중왕전과 마찬가지로 흑을 잡고 태연님과 만났다. 지난번 국내대회 두 번에 이어서 이번 세 번째도 흑번이다. 또 대회마다 준비하는 오프닝을 조금식 바꾸는데, 이번 대결에서는 2라운드와 마찬가지로 Shrimp로 들어갔다.

§1 ~ 15수

그림5-1 = ●E6F4C3C4F3+D6F5E3D2F6C5B3○: 10수부터 길이 갈라진다.

제9수까지는 2라운드와 동일한 길로 나아가다가 제10수에서 백이 F6에 들어오면서 모양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면 흑11수는 바로 D3을 두는 것이 정석이지만 당시 나는 이 변화구(?)에 대응하는 방법을 몰랐던 나머지 C5를 골랐다. 그 후 C6과 D3 중 하나를 다음 턴에 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백12수는 B3으로 빠져나왔고, 나는 그림5-1에서 개방도가 가장 낮은 D3에다가 두었다.

그림5-2 = 그림5-1 + ●D3B4○

좌변부가 백돌로 둘러싸인 형태가 되고 나는 B5, B6, C6의 오목한 부분을 주목하였다. 그림5-2에서 흑이 B5나 C6 중 하나를 고르면 두 가닥 수가 되지만, 만약 C6에다가 두고 백이 둘 중 하나에 들어오고 나면 그 다음에 흑이 나머지 자리를 차지하기 좋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실전에서 B6에다 두고 그 다음 턴에 F7을 시도했는데, 이는 곧바로 F7을 두는 것보다 불리한 행보이다. ●B6C6○ 진행 시 좌변부에 흑돌이 하나 돌출되기 때문. 이는 B5의 개방도에 집착하면서 일으킨 판단 착오였다.

§16 ~ 21수

그림5-3 = 그림5-2 + ●B6C6F7G5E7G6○

구체적인 전개는 판이 좀 더 진행되고 나서 눈에 들어왔다. 흑은 하변부로, 백은 우변부로 돌을 빼서 그림5-3과 같이 나왔는데, 나는 여기서 D7로 돌을 계속 굳혀나갈 생각이 들었다. C7은 백이 바로 들어오지는 못하니까. 물론 백은 D8로 대응해도 아쉬울 건 없다.

한편 백은 A6에도 둘 자리가 있기는 하지만 나는 굳이 거기에 앞서 B5에 둬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흑이 B5에다가 두면 백 E2나 F2는 한 가닥이 되니까.

§22 ~ 23수

그림5-4 = 그림5-3 + ●D7D8○

다음 턴이 되자 하변부에 돌이 섞이게 된다. 상대 측이 하변에 착지한 이상 이 부분을 마감할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대국 중에는 ●E8F8○을 노리고 E8에다 두었고, 어차피 C7은 흑에게 곤란한 수니까 G4를 그 다음 차례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판단 과정에서 하나 빼먹은 시나리오가 있다. 만약 ●E8C8○로 나아갈 경우 흑은 F8이나 G4에 못 들어오고, 결국은 B5나 C7 중에서 골라야 한다. 그리고 둘 중 어디를 고르더라도 G4를 공략하리라는 보장도 없게 된다. 여튼 우하부가 흑돌로 굳어지면서 좌하부에 상대 수를 허용하는 건 피해야 한다.

§24 ~ 29수

그림5-5 = 그림5-4 + ●E8F8G4C2C7C8○

C7은 아까부터 계속 보류하고 있던 속이었지만 백26수로 C2에 들어오자 C열이 모두 백돌이 되었고, 바로 이어서 흑 C7을 둘 수 있었다. 그리고 하변이 백으로 마간되고 그림5-5까지 왔다. 이때 눈에 들어온 수는 H5로, 혹시 백이 H3이나 H4에 들어오는 걸 대비하려는 의도였다. H6은 당장 백이 들어오지는 못한다.

물론 여기서 B5에다 두어서 백의 A5나 A6을 견제하는 방법도 있다. 단지 흑이 좌변부를 건드린다고 백이 반드시 좌변을 이어서 붙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뿐이다.

§30 ~ 35수

그림5-6 = 그림5-5 + ●H5D1B5A4A5E2○

아까 후보로 올려둔 '좌변을 채우는 길'은 H5와 D1에 각각 돌이 놓인 후에 결정하였다. 흑은 B5와 A5에 두고 나서 백이 A6을 채우는가 싶었지만 실제로는 E2에 들어왔다. 그림5-6에서 B7로 바로 들어가기에는 나머지 공간에 흑백이 둘 자리가 많아 보이기에 우선은 F2에다 두고 보기로 했다.

§36 ~ 41수

그림5-7 = 그림5-6 + ●F2H6G3H2H3H4○

이어서 우변부에 돌이 채워지고 우변은 백으로 마감되었다. 이제 우상부에서는 흑돌 석 점이 드러나 있고, 이곳과 좌하부는 각각 다섯 칸이다. 그러면 이 두 공간 중에서 하나를 건드려야 하는데, 나는 G7에다 둬서 패리티를 맞추려고 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좌하부는 백이 A6에 먼저 들어온다고 흑에게 손해 볼 건 없었다. 좌변부와 하변부가 백돌로 단단하게 뭉치기 때문이다. 그림5-7에서 최선수는 F1이다.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보면 백을 단단히 압박할 수 있다.

▷ ●F1E1C1●과 같이 진행하면 상변을 흑으로 마감하고 백은 A6, A7 말고는 둘 곳이 없다. (G2에도 들어올 수 없다) 백이 A6으로 받으면 흑은 A2로 한 칸 벌려서 템포를 넘길 수가 있고, 백 A7의 경우 흑은 ●G7A6G1●로 음대각선을 잠글 수 있다.
▷ ●F1A7○ 진행 시에는 흑 A3으로 받을 수 있고, ●F1A6○ 으로 백이 좌변을 먹는다 해도 흑은 B1로 상변 벌리기를 시도할 수 있다.
▷ 그나마 백 입장에서 나은 대응은 ●F1G1H1E1C1G2○와 같이 변을 희생하는 방법인데 이 경우에도 포기하는 돌이 많은 편이다.

§42 ~ 43수

그림5-8 = 그림5-7 + ●B7A8○

실전에서는 좌하부의 X스퀘어와 구석 자리를 채우게 됐다. 이때 나는 B8은 보험으로 남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자리르 비우고 우상부나 다른 곳을 건드리고 백이 A7에 들어온다면? 만약 다음 턴에서 6행이 전부 백돌이라면 흑은 A6으로 끼워넣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아는 B8을 둠으로써 먼저 D6의 백돌을 흑으로 뒤집으려고 했다.

비록 AI는 그림5-8에서 G7을 최선수라고 안내를 하지만 나는 이 부분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살펴봐도 좀 거북한 자리이다) 언뜻 보면 흑 G7은 우변을 그냥 던지는 것처럼 보이기에 이상적인 경로를 찾을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44 ~ 47수

그림5-9 = 그림5-8 + ●B8G1F1E1○

실제 진행에서는 흑B8 이후 바로 상변 채우기에 들어갔고, 다시 흑 차례가 왔다. 그런데 잠깐… 아무리 살펴봐도 하변부의 두 칸 영역이 좀 신경 쓰인다. 마음 같아서는 A6이든 A7이든 흑 끼워넣기를 한 다음 마무리를 하고 싶었지만 문제는 그림5-9 시점에서 흑 차례이다. 흑이 B1에 둔다면 백은 G2로 턴을 넘길 테지? 좌상부를 건드리지 않고 백이 먼저 좌하부에 강제로 두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7행을 살펴보았다.

정답은 G7! 여기에 둔다면 백 입장에서 우하부 세 칸은 모두 둘 수 없는 자리가 된다. 그나마 백이 취할 수 있는 수는 A7에다 두고 H7로 7행을 쓸어담는 길인데, 그렇게 하면 흑은 A6으로 들어갈 수 있다.

§48 ~ 51수

그림5-10 = 그림5-9 + ●G7A7A6H7○

그림5-10에서 흑은 하변은 백에게 내줘야 하지만 문제 없다. B1에다가 둔다면 혹시 백은 G2로 버티기를 시도하지 않을까? 백 C1, B2의 경우 상변을 흑에게 내주게 되니까. 그러면 흑은 A2로 벌려 놓고 좌상부를 마저 채우면 될 것이다.

§52 ~ 60수

그림5-11 = 그림5-10 + ●B1G2A2A3○

백54수는 A3으로 끼워넣기 수였다. 그림5-11에서 좌상부의 나머지 세 칸을 마저 채울 차례. B2로 찔러서 상변을 먹고 마무리하면 돌을 다수 획득할 수 있다.

그림5-12 = 그림5-11 + ●B2C1A1H1H8G8○: 57 - 59수 백 패스

마지막까지 남겨둔 상변과 양대각선, 우변을 차례대로 먹는다. 이렇게 해서 5라운드는 ●37:27○ 로 승리하게 된다.

오전에는 자잘한 실수가 많았지만 점심시간에 야외에서 충분히 분위기를 환기해서 그런지 자신감을 조금이나마 되찾은 듯했다. 남은 체력 다잡고 나머지 두 판은 평정심을 가지고 대국에 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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