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읽기: no-kung.tistory.com/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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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읽기: no-kung.tistory.com/43
◎ 6라운드 ◎
○대국 상대: 김정수 2단●
D3C5F6F5E6E3C3E7F3C4F4G3G5D2C2E2E1D1C1F2F1B3H3G6F7H4A3G4D6C6E8F8B4D7G8B5D8A4A5C7B6C8B8B2H5A2G7H6A1B1B7H8H7H2G2A8A7A6H1G1
5라운드까지 3승을 거두면서 이제 1승 이상 더 거두면 대회에서 처음으로 과반승을 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부전승을 제외하고 3승을 넘긴 적이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꼭 이루어내리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사실 지난해(2018) 인천 대회에서와 마찬가지로 2, 4, 5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었는데, 6라운드에서 패배했던 기억을 꼭 씻어내고 싶어졌다.
6라운드 대진 상대는 볼짱님(김정수 2단)으로 정해졌다. 지난 왕중왕전에 이은 두 번째 매치로, 이번에는 내가 백을 잡고 들어갔다. 왕중왕전 때는 내가 흑을 잡고 Stephenson을 갈 때 세 판에서 No-Kung으로 가기에 나는 No-Kung이 우리나라 기사들의 주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는 Kung으로 준비하고 들어갔다.
§1 ~ 22수
이번 판에서는 예상했던 길인 호랑이족 오프닝으로 출발하여 Stephenson을 만났다. 그리고 Kung으로 받아서 그림6-1과 같이 흑돌이 중앙 절반을 감싸는 전형적인 길로 전개되었다. 오델로 퀘스트에서 흔히 보던 경로라 나는 상변부를 채우러 정석인 D2로 빠져나왔다.
그림6-2와 같이 오프닝 단계에서 한쪽 블록(변+변접선 부분 8칸)을 에워싸는 길이 종종 등장한다. 왕중왕전 6라운드에 나왔던 Rotating Flat이나 Ralle 등에서도 위와 유사한 모양이 나오곤 한다. 본인은 이 형태를 '탑 쌓기'라고 부른다.
그림6-2 상황에서 백이 많이 두는 자리는 B3, G6, H6으로, 흑이 둘 자리를 최대한 외곽으로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 중 연습 게임에서 주로 고르던 길인 B3에다 두어 다음 진행을 살펴보았다.
§23 ~ 28수
흑23수의 대응은 반대쪽인 H3으로 뻗어나가는 수이다. 여기까지는 여전히 익숙한 곳이었고 나는 이어서 G6에다 두었다. 그 다음 ●F7H4○로 길을 이어나간 후 흑27수에서 오프닝을 벗어났다. (원래대로라면 D6이 최선이다)
그림6-3에서 흑의 의도는 흑 표면을 되도록 중앙 쪽에 노출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였다. 백 입장에서 둘 자리는 G4나 F8밖 외에는 없는 것 같지만, 문제 없다. 백이 G4에 두고 흑이 H5로 받더라도 F7의 흑돌 덕에 백은 H6으로 다시 대응할 수 있다.
§29 ~ 32수
물론 실제로는 흑29수로 D6으로 나왔다. 그 직후 나는 중앙의 쪼개진 백돌을 다시 굳힌다는 생각으로 C6으로 대응하였다. 그 다음 E8로 흑이 하변으로 내려왔는데, 그림6-4에서 고른 자리는 F8이었다. 이유는 흑이 D7로 받으면 백은 D8로 하변을 굳히면 되고, 흑이 G8로 하변을 벅으면 나는 D7에다 두어서 흑 C7과 D8을 견제할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바로 D7을 두는 것이 나았을 지도 모른다. 사실 실제 대국에서는 ○D7D8● 진행 시 [D6:G3] 대각선이 흑돌로 잠겨서, 백이 C7에 못 들어오는 것이 마음에 걸리다 보니 지나쳤던 것이다. 물론 이 경우 ○H2H6C7○과 같이 우변을 바깥으로 뺄 수는 있지만 불안정 변이 만들어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D8의 경우 ○D8C8D7B4●와 같이 나아가고 백이 B5에 둔다면 흑은 A6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이는 괜한 걱정인 것이, 흑이 A6에 두고 나서 백이 A5로 받으면 흑은 좌변을 메우는 A4가 유력하지만 E8의 흑돌 때문에 두기 곤란해진다.
§33 ~ 36수
다시 실전 상황으로 돌아와서, 아까 염두에 두었던 흑 G8은 제33수가 아닌 35수에 들어왔다. 그 직전에는 B4로 좌변부를 굳혀 나왔다. 그림6-5에서 백은 우변부에는 접근을 못하고 H2나 좌변부에서 둘 수 있는데, H2의 경우 이전 장면에서와 마찬가지로 불안정 변을 만드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따라서 눈에 잘 들어오는 B5로 턴을 넘겼다.
§37 ~ 40수
이어서 흑이 D8로 하변을 굳히고 백은 직전에 남겨두었던 곳인 A4를 마저 채웠으며, 이어 좌변도 흑으로 굳어지면서 그림6-6까지 왔다. 여전히 H2가 기다리고 있디만 나는 C6의 백돌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걸 의식해서 C7로 이어붙였다. 어차피 B6에는 두지 못하기에 여기서 시간을 소모할 이유는 없었다.
§41 ~ 44수
좌하부에서 턴이 좀 더 이어지고 난 뒤 하변은 흑돌로 더 길게 굳어져서 그림6-7과 같이 만들어졌다.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좌하부를 채울 길은 없어졌고, 대신 음대각선에 주목하였다. 보아하니 B2를 찔러서 음대각선을 잠그고, 그 다음에 A2로 끼어 들어가면 별 탈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진행은 우하부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45 ~ 48수
예상한 바대로 턴이 움직이면서 그림6-8과 같이 우하부에 자리가 채워졌다. 이때 음대각선은 흑 H5로 세 마디(○○○●○)로 잘리다가, 그 다음 턴에서 두 마디(○○○●●●)로 합쳐졌다. 이 상황에서 백 H8을 덥석 무는 것은 자충수다. 여기서 음대각선을 다시 세 마디 이상으로 자르는 수는 다름아닌 H6, 고민할 틈도 없이 질러 들어갔다.
물론 A6으로 좌변을 빼고 가는 수도 나쁘지 않지만 나는 좌변 희생을 이용한 전략을 이끌 줄 몰랐을 뿐더러 괜한 모험을 걸고 싶지는 않았다.
§49 ~ 60수
이후 진행은 패리티를 따라 좌상부와 우하부를 채우고, 이제 짝수 칸인 우상부에 접근하려고 했다. 비록 판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는 수는 아니지만 여기서 H2 대신 G1을 가는 것이 백 막타를 가져올 수 있다. 반면 실제로 시도한 수인 H2는 백이 우상부에 막타를 찍지는 못한다.
아무튼 전형적인 마무리 단계로 나아가서 판이 종료되었고, 결과는 ○40:24●로 승리하였다. 이로써 과반승 목표는 6라운드에서 달성하였다.
풀 리그에서 마지막 남은 상대는 오델로 오픈채팅방의 방장님(소재영 4단)뿐. 인천 대회에 이은 두 번째 매치가 된다. 가만, 이때까지 백 3번, 흑 3번을 잡았는데, 그럼 마지막 라운드는 어느 돌을 잡고 들어갈까?
◎ 7라운드 ◎
●대국 상대: 소재영 4단++○
E6F6F5D6C3F4C6D3E3D2F3E2G5G6G3F2D1H3E1H5G4C5H4C1B1C2B3B4C4B5A5B6A6G1A7B2A2A4A3G2G7E7F7F1H1H2H6D7E8C7B8D8C8H8H7G8F8A1B7A8
막판은 흑으로 정해졌고, 지난 왕중왕전 때와 같이 liveothello 중계가 나오는 1번 테이블에 앉게 됐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치렀던 판들보다 긴장감이 배가 되었다.
§1 ~ 15수
첫 매치 때는 Cow로 나아갔지만 이번에는 경로를 바꿔서 3라운드와 마찬가지로 Buffalo로 나아갔다. 이때 상대측의 대응은 Tanida Buffalo로 나왔다. 이 오프닝 역시 익숙한 길이기에 시간 지체 없이 나아갈 수 있었지만 그림7-1에서 순간 정석이 기억나지 않았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저기서는 G3에 두는 것이 바른 수이다. 그런데 단시 내가 이 시점에서 시간이 좀 걸린 것은 흑 G3 다음에 백이 F2로 받는 경우 때문이었다. G4는 그냥 상대에게 넘길 수밖에 없는 건가? 하지만 그래도 G3이 낫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어차피 백은 흑이 무슨 조치를 취하든 F2에 반드시 둘 수 있다. 흑이 F7로 요란하게 먹을 리는 없을 테니까. 또한 흑이 G3을 선수 치지 않으면 백이 그곳에 둘 수 있는데, 흑이 그 다음에 G4에 들어가려면 사전에 E7과 같은 수로 손을 봐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림7-1에서 흑이 E7을 둘 경우 표면에 흑돌이 많아져서 다음 차례에 컨트롤이 곤란해 보인다.
§16 ~ 17수
그렇게 해서 G3으로 결정한 후 예상대로 상대 측은 F2로 들어왔다. 가만… 일단 G3에 둬서 턴을 넘기기는 했는데, 그 다음은 어떻게 나아가지?
그림7-2에서 상변부를 보자 하니 한 가닥으로 뒤집을 수 있는 자리는 C1, D1, F1이다. F1은 백 표면이 쪼개지는 모양새라 두고 싶지 않았고, 돌을 딱 하나 뒤집는 D1을 찍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C1이 좀 더 나은 선택지였다. 일단 흑 C1로 대각선 가닥을 뒤집으면 F4 자리는 흑돌이 된다. 따라서 다음 턴에 흑이 C4로 두는 길이 열리는데, 백이 이를 견제하려면 C4를 선수 치거나 G4로 방어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좌변부나 우변부 중 어느 한쪽에 백 표면이 많아지는 효과를 낳고, 흑은 판을 유연하게 이끌 수 있다. 결국은 C4에 접근하기 위한 수를 만드는 것이 이 턴의 핵심인 셈.
§18 ~ 21수
본격 낯선 길로 들어가면서 수 읽기는 미궁 속으로 빠졌다. 일단 백은 우변에, 흑은 상변에 착지하면서 그림7-3과 같이 만들어졌다. 여기서 든 생각이, 이왕 상변에 둔 거 F1 자리도 마저 채우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추측해봤다. 우변부 중 G4에다 둔다면 그 다음 턴에 F1을 둘 수 있을 것이다.
§22 ~ 23수
잠깐…? 분명 나는 백이 바로 H4에 둘 걸 예상하고 G4에다 시도했는데, 왜 먹지 않고 C5에다 둔 것일까? 무슨 속임수가 있단 말인가! 아까 구상해 두었던 전략을 잠깐 접어두고, 그림7-4에서 적절한 수는 어디일지 고민에 빠졌다. 이 턴에서 3분 정도 장고를 한 걸로 기억한다.
▷ 먼저 F1을 보자. 상대가 H4를 마저 먹고 나면 흑은 C4밖에는 받을 곳이 없다. 그런데 그렇게 시도하면 백은 B6에 두기 좋게 된다. C5, D4, F2의 백돌이 모두 흑이 되니까. 따라서 선택지에서 보류!
▷ 그럼 C4에다 두어 H4를 방어할까? 그러면 F1이나 H4 중에서 흑이 나중에 둘 수 있겠지... 잠깐? 그 다음에 C1로 찔러 들어온다면?
▶ F1에 흑이 들어와서 상변을 아예 던지면 E1이 백돌이 되어서 흑은 H4에 못 들어온다.
▶ 그렇다고 B1로 막고 H4를 던지자니 상변이 불안정 변이 될 터이다.
※ 물론 이건 판단 미스다. [B1:E1] 라인과 D3, E2 자리가 전부 흑돌이 되기에 백은 F1에 못 들어오고, 끽해봐야 C2에 와야 하는데 그러면 흑 입장에서 F1 및 B3을 여유수로 사용할 수 있다.
▷ 그럼 H4를 선수 친다면? 그럼 F1을 상대 측에 허용하지만, 마 그래도 상관 없다. G1로 갖다 붙이고 말지. C1로 들어온다 해도 B1로 붙이면 되지 않나. 위 가정과는 달리 H4를 상대에게 허용하지 않게 되니까 그나마 양호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한 수는 H4이다. 좀 머리를 싸매고 수를 가까스로 찾아냈다. 그런데 이 노고(?)가 다음 차례에서 물거품이 되리라곤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24 ~ 25수
일단 백24수로 C1에 들어오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전 차례에서 'B1로 붙이고 말지' 하는 생각이 이번 턴에서 낭패를 일으켰다.
그림7-5에서 주마등마냥 지나친 자리는 C2였다. 일단 백은 C2와 C4에 둘 수 있는데, 만일 흑이 C2를 선수 친다면 C4를 악화하는 효과를 본다. 비록 상변을 백에게 던지는 꼴이 되지만, 최소한 차라리 흑이 불안정 변을 만드는 것보다는 낫지 않았던가!
아아, C열의 돌 배치만 제대로 살폈더라도 판세가 역전되는 일은 없었을 터인데. 왜 여기서 결정수를 잡지 못한 것인가?
§26 ~ 29수
흑25수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은 백26수가 들어오고 나서야 깨달았다. C2 자리가 채워지고 난 후 나는 부랴부랴 B3에다 두었는데, 이는 C4를 남겨두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그 다음에 백이 B4로 붙여오고 나니 좌변부가 점차 불편해진다. 좌변 중에서는 A5가 유일한 수지만 나는 길게 뻗어나가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잠시 비워두었던 C4를 찍었다.
하지만 이 역시 오판이다. 흑이 C4에 둔다고 해서 백 A3을 방어할 수 없는 노릇이고, 무엇보다 B5에 백이 들어올 수 있게 되면서 흑은 좌변부에서 더욱 압박을 받는다. 반면 A5의 경우 가닥이 외부로 돌출되어 있다만, C4에 백이 들어오지 못하는 건 변함 없고 백 A3을 악화할 수 있다. ●A5A4○로 나아간다면? 그때 흑은 A3으로 먹으면 그만이다. 어쨌든 흑이 C4에 둘 경우 백에게 B5를 허용하는 것이 큰 오점이다.
§30 ~ 35수
실제 대국에서도 백은 B5로 내려왔다. 나는 하변부의 백 표면을 건드리는 것만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다. C6 자리가 흑돌로 되어 있었지만 백이 그 돌마저 뒤집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렇게 좌변에서 최대한 버티시를 시도한다. 백이 B6으로 또 내려오자 나는 A6으로 기어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백이 G1으로 템포를 넘기는 것이 아닌가? 그럼 그림7-7에서 어떻게 간다? 좀 위태로워 보이지만 A7로 나아간다! 그러면 상대 측에서는 A2, A3이나 A4 중에서 고르겠지? 그것도 아니면... G2?
§36 ~ 37수
그런데 그것도 아니다! 일단 G2에 들어오지 않은 것은 우상부가 4칸이라서? 그거면 이해하는데 좌변부에서는 갑자기 예상 못한 자리로 들어오게 된다! 아이 참. 왜 자꾸 예측이 빗나가지? 그림7-8 시점에서 괜히 정신이 까마득해진다. 하지만 대국 당시에는 어떻게든 최대한 하변부는 접근하지 않으려 했다. 어떻게든.
가만? 저기 A2에다가 둔다면 어떨까? 일단 좌변에는 스토너 트랩이 걸려서 어차피 구제하기도 곤란한 상황인데. 그냥 버리는 셈치고 패리티나 맞춰보는게 어떨까? 여기서 요망한(?) 발상으로 장고에 또 들어간다.
먼저 칸을 (A1, F1)과 (A3, A4)로 짝을 짓는다. 그리고 상대 측이 네 칸 중 어디를 고르든 나는 패리티에 따라 칸을 메우면 된다. 만일 넷 다 아니고 G2를 찔러 들어간다? 그러면 그 때 하변부의 백 표면을 부숴서 흑이 H1에 두는 빌드업을 하면 될 것이다 ― 그렇게 해서 A2를 결정, 커다란 도박을 걸게 된다.
§38 ~ 41수
그러자 아까 마크해둔 A4에 백이 들어왔다. 나는 주저 없이 A3으로 턴을 넘겼고, 이어 A1에다 두나 싶었다. 그런데 그 다음 차례에는 두 칸을 남기고 G2에 들어왔다.
그림7-9를 보니, 흑은 F1에 들어와도 별 소득이 없다. 그 다음에 H1에 둔다 해도 백은 H2로 끼워넣기를 할 테니까. 그런데 만일 음대각선이 흑돌로 잠겨 있다면 어떨까? 그러면 흑은 F1로 상변과 좌변을 던지지만 H2를 여유수로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 상황에서 음대각선을 직접 잠가볼까? 하는 생각으로 G7을 고른다.
§42 ~ 43수
시도는 좋았다. 그러나 그 다음 대응이 판을 더 기울게 만들었다. 그림7-10에서 나는 음대각선을 여전히 잠금상태로 만들고 싶었다. 그 욕심에 복받쳐(?) 오른 나머지 나는 F7을 찍었다. 그러나 알고보니 D8이라는 그나마 나은 수가 있었다. 이 수를 보지 못했다니. 허탈감이 한가득이다.
일단 백 입장에서는 흑과 반대로 음대각선에 흠집을 내야 한다. 그래서 흑이 D8로 해당 라인을 또 잠근다면 백은 반드시 F7에 둬야 한다. 그 다음 흑은 다시 F8로 잠근다. 그러면 백은 음대각선을 자를 수 없게 되어서 흑은 F1에다 둘 수 있게 된다!
그림7-10에서 양대각선도 백으로 잠겨 있기에, 백이 F1에다 태클을 걸면 흑은 H1, H2 각각 둘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흑이 F7에다 둔다면 이는 흑의 자충수다. 양대각선 중 D5가 잘려서 백이 F1로 상변을 던지기 좋게 되는 것이다.
§44 ~ 51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발악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상대 측에 H2를 허용한 것이 패착이다. 음대각선에 잔뜩 집중을 하면서 양대각선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니. 백44수의 F1을 간과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그 다음에는 하는 수 없이 우변과 하변부의 나머지 칸을 채우고 가고자 했다.
여기서 잠깐. 비록 패배가 확정되어서 멘탈이 무너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림7-11에서만큼은 돌을 건질 기회가 있기는 했다. 이건 또 왜 지나친 것일까. 흑이 C8에다 둔다면 C4, C5 자리의 백돌을 먹고 들어가고, 음대각선은 잠금상태라 백은 D8이나 F8에 둘 수밖에 없다. 그러면 좌변과 하변을 던지더라도 최소한 B열이나 C열의 흑돌은 어느정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52 ~ 60수
마지막은 백이 패리티를 주도하면서 패스 없이 칸을 채우고 마무리를 했다. 제60수에서 백이 A8에다 두면서 좌변, 하변, 양대각선의 흑돌 17개를 싹쓸이하는 장면은 덤. 오프라인에서 한 턴에 그만큼 뒤집는 동작은 정말 보기 힘들다.
결과는 ●25:39○ 패. 뭔가 거대한 장벽이 마지막판 내내 지나간 듯 싶었다. 재영님과 Shimax로 같이 복기를 하면서 여러 장면을 체크해 봤더니 실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지금 이렇게 후기를 쓰는 시점에서도 장면 하나당 글이 꽤 길어졌다)
◎ 본인 결과 ◎
대회 전적: 4승 3패, 8명 중 4위, 승단 포인트 100 → 600 (+500)
누적 전적: 11승 1무 15패
1라운드 - 김관윤 8단, 백, VS Wild Rabbit, ○24:40●, 패
2라운드 - 박종현 아마7단, 흑, Shrimp, ●34:30○, 승
3라운드 - 이춘애 2단, 흑, Maruoka Buffalo, ●30:34○, 패
4라운드 - 김성현 16급, 백, Ralle, ○49:15●, 승
5라운드 - 김태연 2단, 흑, Shrimp, ●37:27○, 승
6라운드 - 김정수 2단, 백, Kung, ○40:24●, 승
7라운드 - 소재영 4단++, 흑, VS Tanida Buffalo, ●25:39○, 패
이번 대회는 재영님의 우승으로, 6단으로 승단하셨다. 한편 본인은 오프라인 대회에서 처음으로 과반승을 이루어냈다. 덤으로 이번 선수권대회에서는 상위 4명에게 오델로 중형판을, 나머지 4명에게는 소형판이 주어졌다. 인천 대회때 받은 그 소형판이다. 나는 4위로 턱걸이를 해서 중형판을 받게 되었고, 지금도 두고두고 쓰고 있다.
남은 일은 5월 말 논산 훈련소에 가는 것뿐. 병역 기간에 들어가기 전 나름대로 좋은 결과물을 낸 것 같아 나름 만족스러웠다. 물론 글로 남기는 시점에서는 병역이 끝난 뒤라 대회를 돌아보는 느낌이 뭔가 묘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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